용서받지 못할 자

시사 2019/12/06 10:04
지금쯤은 자한당이 지옥에서 헤맬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뜬금없는 단식투쟁 등 '뻘짓'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고만장하다.
검찰이 '조국 사태'를 일단락 지은 뒤 야당 수사에 나설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오히려 자한당과 햔펀이나 된 듯
함께 청와대 공격에 여념이 없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검찰은 조국을 수사하면서 여당 지지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다.
그만한 혐의에 그런 사생결단식의 수사를 해야 하는지,
여당 지지자가 아니라도 의심할만 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수사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야당에 대해서도 곧 철저한 수사에 나설 줄 알았다.
그러나 정경심을 무려 14개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도
자한당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왤까?

아무래도 아직 조국을 잡지 못한 때문인 것 같다.
검찰은 정경심을 구속 기소한 뒤 당장 조국을 잡아넣을 기세였다.
그러나 여태 기소조차 못하고 있다.
이미 재판이 시작된 정경심의 경우에도
판사들이 공소장 내용에 황당해 한다는 전언이다.
만일 조국을 끝내 잡아넣지 못하고
정경심 마저 별다른 범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검찰은 패가망신의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얼마나 나라를 시끄럽게 했는가?
온 나라가 조국 하나 때문에 얼마나 휘청휘청했는가?
그런데 별일이 아니다?

검찰로서는 최악의 악몽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조국을 엮어넣으려는 것 같다.
1년도 더 지난 엣 사건을 새삼 들춰내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 아니냐, 칼을 들이대는가 하면
아무리 사소해도 조국과 연관된 냄새가 나면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조국을 넘어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검찰이 아무리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해도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또 다른 의문이 든다.

어쩌면 검찰은 조국 개인이 목표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윤석열의 '충정'을 믿었지만, 믿으려 애썼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
조극은 하나의 희생물이었을 뿐
진짜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듯, 검찰개혁 저지였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조국 하나만 잡으면 대충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문재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
아예 청와대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다.
그러자면 야당의 도움이 필수다.
일각에서 검찰과 자한당의 뒷거래를 의심하는 이유다.
검찰이 청와대와 여당을 도덕적 타락세력으로 몰아
다음 총선에서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야당이 승리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자한당 관련 수사에는 모두 소극적이다.
자한당 국회의원 60여명의 목숨이 걸린 패스트트랙 수사는
총선이 하루 하루 가까워지는데도 오리무중이다.
아예 선거 뒤로 수사를 미뤘다는 말도 있다.
조국 자녀의 혐의와 판박이인, 아니 더 심한 나경원 자녀 수사 또한
시민단체의 7차레 고발에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런 검찰에 대해 자한당은 "검찰을 탄압하지 말라"
여당과 청와대를 상대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만하면 환상의 복식조 아닌가?

그러나 이는 야당에게도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검찰을 이대로 두면 대통령 조차도 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괴물'이 된다.
아무리 검찰의 수사 독립성이 중요하다 해도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까지
확실한 증거도 없이 칼을 들이대도 좋은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그 괴물은 누가 견제할 수 있을까?
자한당이 집권해도 검찰은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다.

다행히 국민들은 이전과 달리
검찰과 야당의 언론 플레이에 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문정권 지지율이 최근 사태로 폭락하기는 커녕
다소라도 오히려 올랐다.

문재인 또한 마침내 회심의 칼을 빼들었다.
추미애를 법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이다.
"추타르크"로도 불리는 추미애는 '순진한' 조국과는 다를 것이다.
야당과 언론이 또 어떻게 그를 흔들지 모르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임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묘하게도 이와 맞춰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나왔다.
윤석렬이 "대통령에 대한 충심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악역을 맡고 있다는 엉뚱한 소리도 하고,
그동안 무소식이던 패트 수사도 년내 끝내겠다고 했단다.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인가?
그래본들 기차는 이미 떠났다.

조국을 끝내 잡아넣든 그렇지 못하든,
이제 와서 야당 수사에 나서든 아니든,
검찰은 이미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댓가를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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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생활의 비법

영농일기 2019/12/05 15:44
오늘 멀칭매트를 모두 걷었다.
힘든 일은 아니지만 혼자 하긴 어려워
아내가 편한 날을 기다려 함께 일을 나갔다.
역시 함께 하니 일이 쉽다.
아내는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쫑알쫑알,
나는 나보다 일도 못하면서 웬 잔소리냐 버럭 버럭,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일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힘도 별로 안 든다.

아내는 항상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이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거다.
맞다.
그런데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농사일은 절대로 너무 잘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소득은 대충 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더라.
신경만 피로하고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농군 중에는 사관생도 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다.
고랑 하나를 내도 열과 오를 철저하게 맞추고
가지를 쳐도 모두 반듯하고 보기 좋게 마무리 한다.
그러나 비뚤게 심었다고 열매가 안 열리나?
대충 가지 쳤다고 덜 열리나?
품질도 수확량도 좀 낫긴 하지만
애쓴 만큼 돈이 되지는 않는다.

본래 농사가 그렇다.
가소성이 너무 형편없다.
농부도 자기가 농사짓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훨씬, 훨씬, 훨씬 싸게 든다.
아니, 농사 지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게 다반사다.
그러니 농사 열나게 지어 뭐 하겠는가?
차라리 대충 짓는 것이
힘도 덜 들고 실망도 덜 하다.

그래도 농사는 열심히 지을 것이다,
그러나 설렁설렁 할 것이다.
설렁설렁 열심히,
그게 내가 터득한 농촌생활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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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분류없음 2019/11/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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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감자, 홍감자를 캤다.
지난 여름 고추가 무더기로 쓰러진 뒤
빈 자리를 그냥 두기 아깝고 보기에도 안 좋아
감자를 심었었다.
내년엔 무경운으로 농사를 지을 예정이어서
멀칭도 그대로 둔채 고추 심었던 자리에 그대로 씨감자를 넣었다.
그런 만큼 수확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으니 서리가 내리고도 캘 생각을 못했다.
차일 피일 미루다 오늘 캐보니
그래도 생각보단 많은 감자가 나온다.
정말 땅은 거짓말을 못하는구나.

감자를 캐기 전 고추대를 모두 제거했다.
예초기로 자를 예정이었으나 제대로 작동을 안 해
가지들을 하나 하나 손으로 꺾었다.
내가 하면서도 참 무식하게 일한다 싶었는데
하다 보니 일 같지도 않게 끝난다.
역시 나는 농군 체질인가?

감자를 캐면서 보니
멀칭에 가려졌던 땅의 토질이 무척 좋아보이더라.
그동안 미생물을 만들어 꾸준히 투입했는데
농사는 몰라도 땅은 잘 가꾼 건가?
내년 농사라도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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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을 닫다

영농일기 2019/11/15 19:59
오늘 관정을 닫았다.
앞으로 물 쓸 일이 없다는 것이고
이는 곧 올 농사가 끝났다는 말이다.

진작 밭 정리를 해야 했지만
차일 피일 미뤄왔다.
싱싱한 고추가 아직도 너무 많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붉어져 손해를 줄여줄까 했지만
이들은 기대와 달리 그다지 붉어지지 않았다.
그냥 갈아엎어?
그러기엔 너무 아깝고
따서 풋고추로 팔자니
실익도 없이 몸만 축낼 것 같았다.
그새 기온이 두어차례 영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고추들이 상해버렸다.

고추 꽃 한 송이만 떨어져도 안달복달했는데
수천개, 어쩌면 그 이상의 탐스런 고추가
헛되이 상해가고 있다.
인간에게 소중함이란 무엇이던가?
가치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던가?
고추로 인해 새로운 눈을 떴다.

본래 어떤 것에도 가치라는 게 없다.
앞으로 나는
어떤 가치에도 자유로울 것이다.

오늘 관정을 닫았지만
실제로 밭을 정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하는 듯 일하지 않고
노는 듯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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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타작

영농일기 2019/11/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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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콩 타작을 했다.
애 써 털어보니 모두 두 서너 말?
400평 밭이면 최소 서너 가마니는 나와야 한다는데
반에 반에 반, 그 반도 안되는 셈이다.
남들이 보고 웃겠다.
그러나 나는 이마저도 감사하다.
계산상으로는 손해지만
애초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버럭 화가 나기도 한다.
농사 일이라는 게
품은 많이 들고 결과는 늘 시원찮다.
400평 밭의 콩을 뽑고 말리는 데만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었다.
그러나 돈으로 치면 몇 푼이나 되겠는가?
게다가 콩 털기도 만만치 않더라.
온몸이 뻐끈하다.
앞으로도 돌 고르는 일이 남았다.
경험이 없어 그런지
털어낸 콩에 흙과 돌이 반이다.
이들을 어떻게 일일이 골라내나?

앞으로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할지
자꾸 고민하게 된다.
내년까진 해보겠다고 작정했지만
불안과 걱정을 숨길 수 없다.

뭐라?
걱정이라고?
걱정이 많다고 뭔 걱정을 그리 하는가?
삻이란 본래 불안과 걱정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 또한 실체가 없는 공이다.
없는 걱정을 왜 걱정하는가?
그저 바라볼 일이다.
보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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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3movs tube 2019/12/14 23:48 DELETE

    Subject: 3movs tube

    바람에게 하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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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일상 속에서 2019/11/02 09:52
엊그제 형님 내외가 왔다 가셨다.
동생이 시골로 완전히 이사했다 하니 어찌 사나도 보고
부모님 산소도 둘러볼 겸 오신 것 같다.
이왕 멀리서 오셨으니 하루 이틀 머물다 가시기 바랐지만
극구 사양하고 그냥 가셨다.
형님은 더 있고도 싶은데
형수님 몸이 불편해 우리에게 부담을 줄까 그러신 듯 하다.

사관학교 출신인 형님은 나와 세상 보는 눈이 다르다.
나도 고집이 세다 보니
1년에 겨우 한 두번 만나면서도 말다툼을 많이 벌인다.
형님은 하마 형제애를 상할세라 많이 참으셨고
그런 형님을 보며 화를 내던 나도 속으로 쿡쿡 웃었다.
남들 보기에 격렬하던. 아니 실제로 격렬하기도 했던 우리 싸움은
이렇게 한계를 넘지 않았다.

생전에 아버님게서는 형제끼리 잘 지내야 한다고 신신 당부하셨다.
당신께서 큰 아버님과 친하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 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제사 때마다 아버님 영전에
형님, 누이들과 잘 지내겠다 다짐하곤 했다.

형님은 우리에게 부담을 줄세라 외식을 하자 하섰지만
아내가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했다.
누이동생까지 참석해 누나를 빼곤 모처럼 온 식구가 한 자리 모였다.
저절로 옛 이아기가 쏟아진다.
마음이 둥둥 떠 옛날로 날아간다.
훌러간 날들은 모두 이렇게 아름답고 즐겁구나.
그러나 몇 시간도 안돼 형님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셨다.

형님 연세가 벌써 80이 가깝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계시지만
당뇨가 오래돼 합병증이 가끔 발생한다.
최근엔 실명 위기까지 겪었다.
당장 무슨 일이야 없겠지만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형님은 우리집에 다시 오실 수 있을까?
이 먼길을 또 오실 수 있을까?
몹시 서운하고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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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영농일기 2019/10/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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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두꺼비인가 맹꽁이인가?
아님 그냥 개구리?
개구리라면 대물이다.

우리 농장엔 대물이 많이 산다.
거미도 모두 왕거미이고
사마귀도 거의가 장사급이다.
벌레 잡아먹으라고 내가 보고도 모른체,
아예 멀리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농약을 안 쓰니 땅 속엔 지렁이도 많아
이들을 잡아먹으려 두더쥐는 물론
뱀까지 하우스 안으로 가끔 들어온다.

그런데 이것들,
제몸들만 불렸지
배가 부르면 내가 잡아주길 원하는 벌레는 본체 만체다.
덕분에 올 고추 농사는 망쳤다.
모두가 이들 탓은 아니지만
절반을 벌레들이 잡쉈다.

내년엔 가만두지 않을 테다.
이들 맘껏 놀라고 만들어준 풀밭을
내년엔 없애버릴 생각이다.
남들이 그러더라.
풀밭이 가까이 있으면 벌레가 더 극성이라고.
나는 반대로 생각했는데,
내년 해보면 누가 맞는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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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2019/10/2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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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으려고 사 둔 땅을 놀리기 아까워
아내와 함께 콩을 심었다.
수확까진 바라지 읺고
농한지세나 물지 않으면 다행이라 했다.
논을 택지로 만들려고 트럭 100대 분의 흙을 부었는데
업자가 나를 업수이 보고
못쓰는 흙을 실어왔기 때문이다.

역시 콩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풀들만 무성, 풀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언제 한번 가보니
한 뼘밖에 안되는 키에 콩이 다닥다닥 달리지 않았는가!

토질이 척박하자 자기 키는 안 키우고
자손 남기는데만 온 힘을 쏟은 것 같다.
콩을 심은 뒤 몇번 풀만 뽑다 말고 팽개쳐 두었는데
속도 실하게 여물고 있다.
자식을 위해 하찮은 콩도 자신을 희생하는구나.
한편 기특하고 한편 안쓰럽다.

덕분에 나는 뜻하지 않은 소득이 생겼다.
하지만 콩은 나 때문에 헛수고가 됐네.
미안해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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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나를 말랐다 하네

2019/10/19 14:13
요즘 잇달아 친지들의 방문이 있었다.
그런데 보는 사람마다 내가 말랐다고 걱정한다.
아닌데? 나 안 말랐는데?

혼자 살 땐 내가 봐도 두 뺨이 홀쭉,
확실히 말랐었다.
그러나 아내가 온 뒤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살이 많이 붙었다.
그런데도 왜 남들 눈엔 마른 것 처럼 보일까?
혹시 내가 정말 마른 건가?

간헐적 단식을 8달째 하고 있긴 하다.
그동안 한 두번 빼고
16대 8의 단식을 지켰다.
덕분에 뱃살이 80% 가까이 빠졌다.
그러나 간헐단식도 오래 되니
뱃살이 다시 조금 붙더라.
이 정도면 체중이 60Kg은 넘지 않을까?
아닌가?
60kg 초반이면 마른 건가?

만일 정말 마른 것이라면
원인이 뭘까?
나이가 들면서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건 자주 느낀다.
우선 힘이 많이 떨어졌다.
한밤 흉통으로 잠이 깬 적도 있고.

지난 8월 11일 새벽.
가슴이 아파 잠을 깼다.
갈비뼈 위쪽이 찢어질듯 아프고
양쪽 어금니가 빠질듯 죄어들었다.
고통은 바로 가라앉았지만
대체 웬 일일까?
전에도 몇번 이런 적이 있었는데....
불안했다.
혹시 협심증?

인터넷을 뒤져보니
협심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원인은 관상동맥, 심장을 둘러싼 혈관의 이상.
당뇨나 고지혈증, 가끔은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단다.
나는 당뇨와 고지혈 경계에 있고
작년부터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농지 마련, 하우스 구축, 실전 농사, 이사, 집 장만, 또 이사....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게다가 일에 얽매여 운동과 섭생까지 소홀히 했다.
이 때문에 그런가?

최근엔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두통은 누구에게나 있고, 나도 가끔 겪었지만
이렇게 일주일 가까이 계속된 적은 없다.
아내는 당장 병원에 가보자고 성화다.
하지만 못 견딜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니
병원에 가보기도 애매하다.

정말 내 몸에 이상이 있나?
별일이야 없겠지......
몸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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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어찌들 사느냐

한담 2019/10/17 14:12
8년 전 회사를 정년퇴직하면서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인삿말을 남겼었다.
그 이유를 말하진 않았다.
이제 새삼 밝혀보자면 이렇다.

고맙다는 말은 주로 회사에 한 말이다.
미우네 고우네 해도
회사 덕분에 먹고 살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미안하단 말은 후배들에게 남긴 말이다.
나는 그 신문이 1등신문일 때 들어왔다.
그러나 나올 때는 3등이었다.
1등 그대로 물려주지 못한 것이 모두 내 책임인 것만 같아
너무 참담하고 미안했다.

부끄럽다는 말은 나 자신에 대한 말이다.
나는 당시 신문을 그렇게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무엇보다 약자 편에 서는 것이
내가 아는 언론의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신문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름 노력했고
혼자 힘으로 안되자 노조 동지들과 힘을 합쳐 싸우기도 했으나
나는 결국 패배했고 무력감에 빠졌다.
민간회사에서 회사를 상대로 싸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걸 알았다면 당장 사표를 쓰고 나와야 했으나
비굴하게 정년퇴직까지 버티고 살았다.
우리가 옳은 한 잘릴지언정 자기 발로 나가지 말자고
동지들과 함께 한 약속을 지킨 것이지만
그래도 사표를 던지지 못 한 게 못내 부끄러웠다.

조국 사태가 벌어지면서
검찰 뿐만 아니라 언론 적폐 청산 요구가 높다.
후배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떤 생각으로들 신문을 만들고 있을까?
문득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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